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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IMF 온다"…35년간 반복된 '이것' 때문에 한국 경제는 일본처럼 가라앉고 있습니다

by Money복사기 2025. 7. 2.

"경제가 제2의 IMF 상황 같다." 최근 한 유력 정치인의 이 한마디가 대한민국을 흔들었습니다. 설마 하면서도, 고금리와 고물가에 신음하는 우리에게는 그냥 흘려들을 수 없는 섬뜩한 경고입니다. 설상가상으로, 경제 정책의 심장부인 한국은행마저 "우리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따라갈 수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과연 우리 경제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IMF 외환위기가 '외화 부족'으로 인한 급성 심장마비였다면, 지금은 35년간 누적된 만성질환으로 온몸이 골병든 상태라는 진단이 나옵니다. 오늘은 헤밍웨이가 말했던 "파산은 어떻게 하는가? 점진적으로, 그리고 갑자기(Gradually, then suddenly)"라는 명언처럼, 서서히 가라앉다 갑자기 붕괴할지 모를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데이터와 함께 깊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1. '가계 희생'이라는 낡은 성장 엔진의 종말


지난 35년간 한국 경제는 '가계의 희생'을 연료로 삼아 '수출 기업'이라는 엔진을 돌려왔습니다. 정부는 수출 기업의 경쟁력을 위해 임금과 고용을 억제했고, 그 결과 기업들은 막대한 이익을 쌓았지만 그 과실은 가계로 충분히 흘러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는 참담한 데이터로 증명됩니다.

  • 얼어붙은 소비: 지난 10년간 가계의 실질 소비 지출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입니다. 특히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슈퍼마켓, 잡화점 등의 소매 판매는 팬데믹 이후 무려 20% 가까이 하락하며 13분기 연속 감소라는 처참한 기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폭증하는 가계부채: 소비가 막힌 가장 큰 이유는 '빚' 때문입니다. 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이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를 줄여나갈 때, 한국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 결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를 돌파하여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즉, "기업은 부자가 되고, 가계는 빚쟁이가 되는" 구조가 완성된 것입니다.


[주요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변화]

국가 2010년 2023년 변화
한국 85.8% 102.2% +16.4%p
미국 86.5% 73.5% -13.0%p
일본 69.0% 64.1% -4.9%p

자료: 국제결제은행(BIS)




2. 꺼져버린 수출 엔진, '건설'이라는 마약에 중독되다


2000년대 4.6%에 달했던 연평균 성장률은 최근 1%대로 추락했습니다. 우리를 먹여 살리던 수출 엔진마저 2011년을 기점으로 힘을 잃기 시작한 것입니다. 성장이 멈출 위기에 처하자, 정부는 손쉬운 해결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바로 '빚내서 집 사라'로 대표되는 건설 경기 부양입니다.

  • 중독의 시작: 성장이 둔화될 때마다 정부는 규제를 풀고 대출을 장려해 건설 경기를 띄웠습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성장률 하락을 막는 '달콤한 몰핀'이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근간을 병들게 하는 '치명적인 마약'이었습니다.
  • 심각한 부작용: 건설 투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가계부채를 더욱 폭증시키고, 모든 자산이 부동산에 쏠리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불어난 원리금 부담에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었고, 결국 내수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이는 다시 성장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완성된 것입니다.


[경제성장 기여도 변화 (추정)]

2000년대
수출     | 65% | ██████████████████████████
건설 투자 | 15% | ██████

2010년대 이후
수출     | 40% | ████████████████
건설 투자 | 35% | ██████████████




3. 일본의 길, 우리는 피할 수 있는가?


현재 우리의 모습은 30년 전 일본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습니다.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한 1분기 성장률, 미국 금융위기 수준에 육박한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 그리고 성장 동력 상실.


한국은행조차 "건설 산업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건설'이라는 마약의 유혹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우리 역시 일본처럼 기나긴 장기 침체의 터널로 들어설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거의 낡은 성공 방정식을 버리고, 가계의 소득을 늘려 내수 시장을 살리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입니다. 기업의 이익이 가계로 흘러넘치게 하고, 혁신적인 신산업이 낡은 건설업을 대체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 낡은 집을 부수고 새로운 집을 짓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감내하지 않는다면, '제2의 IMF'라는 경고는 더 이상 단순한 기우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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